직무소개
반도체 제조·설비직 하루 일과 그대로 적어봅니다
삼교대십년차2026.09.243,8862712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직무는 설비를 계속 지켜보고, 멈추면 살려내는 일입니다. 제품을 손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장비 상태를 관리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제 하루는 이렇습니다. 교대 시작 30분에서 1시간 전쯤 사업장에 들어갑니다. 탈의실에서 방진복을 입는 데만 시간이 꽤 걸립니다. 속옷까지 갈아입고 후드, 덧신, 장갑, 마스크 순서로 입고 에어샤워를 통과하면 그제서야 클린룸입니다.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하는 건 앞 조 인수인계입니다. 어느 설비가 밤새 몇 번 멈췄는지, 조치 중인 건 뭔지, 이상 알람은 어떤 게 떴는지 듣고 기록을 확인합니다.
그다음은 순회입니다. 담당 구역 설비를 돌면서 상태를 보고, 소모품 교체 주기가 된 건 교체합니다. 중간중간 알람이 뜨면 그쪽으로 갑니다. 단순한 건 현장에서 처리하고, 안 되면 상위 담당자나 엔지니어에게 넘깁니다. 이게 하루의 대부분입니다. 조용한 날은 정말 조용하고, 터지는 날은 밥도 늦게 먹습니다. 정기적으로 예방 정비가 잡히면 그날은 거의 그것만 합니다. 마지막 한 시간은 다음 조 넘길 정리와 작업 이력 입력이고, 나와서 옷 벗고 씻으면 끝입니다.
궁금해하는 분이 많던데, 제조·설비 계열 채용은 대졸 공채 일정과 별개로 공고가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추천으로 뽑는 경로도 있고 일반 지원 경로도 있는데, 해마다 방식과 시기가 바뀌니 회사 채용 사이트 공고를 직접 보는 게 맞습니다. 전형에 인적성 성격의 시험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으니 자기소개서만 준비하면 부족합니다.
자격증은 필수라기보다 유리한 정도입니다. 전기, 전자, 기계 쪽 기능사나 산업기사, 산업안전 계열이 무난하고 컴퓨터활용능력도 서류 채우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자격증 개수보다 왜 이 일을 하려는지 설명되는 쪽이 낫습니다.
맞는 사람은 기록 꼼꼼하게 하고 절차 지키는 사람, 야간에도 컨디션 관리되는 사람입니다. 안 맞는 사람은 답답한 복장과 좁은 통로를 못 견디는 사람, 규정 무시하고 손부터 나가는 사람입니다. 클린룸 특성상 마음대로 나갔다 들어올 수 없다는 게 생각보다 큽니다.
교대는 4조 3교대, 4조 2교대 등 사업장과 공정에 따라 다르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몸으로 무거운 걸 드는 일은 많지 않은데 서 있는 시간이 길고 야간이 반복되는 게 진짜 부담입니다. 급여는 교대 수당과 성과급 비중이 커서 편차가 크니 남의 숫자를 기준 삼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댓글 2
스물아홉에 준비 중이라 이런 글이 제일 반갑습니다. 나이 때문에 고졸 채용은 아예 닫힌 줄 알았는데 경로가 여러 개라니 공고부터 다시 보겠습니다. 인적성 얘기는 처음 들었네요.
특성화고 3학년입니다. 불안해서 여쭤요... 1. 자격증은 기능사만 있어도 되나요 2. 학교 추천 말고 따로 지원도 되나요 방진복 얘기 보니까 좀 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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