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Q&A
고졸로 먼저 입사하고 나중에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 가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설비보전지망2026.09.252,296913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마이스터고 2학년이고 설비 쪽 전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은 영남권이고 지금 가지고 있는 건 컴퓨터활용능력 2급이랑 학교에서 딴 기능사 하나 정도입니다. 3학년 올라가기 전에 산업안전산업기사나 설비보전 쪽 자격을 더 준비해볼 생각입니다.
집에서는 대학부터 가라는 말이 계속 나오는데 저는 일단 취업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회할까봐 걱정돼서 여쭤봅니다.
1. 고졸로 생산·설비 쪽 입사한 뒤에 재직자 전형으로 전문대나 사내대학 같은 데 진학하는 경로가 실제로 많이들 가시는 편인가요?
2. 2조 2교대처럼 교대근무 돌면서 학교 다니는 게 체력적으로 가능한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3. 지금 학년에서 자격증을 더 늘리는 게 나은지, 아니면 자기소개서랑 면접 준비에 시간을 더 쓰는 게 나은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댓글 3
전기 자격 들고 현장 있다가 지금도 비슷한 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 주변 기준으로만 말씀드릴게요. 재직자 전형, 그러니까 회사 다니면서 대학 가는 길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나와서 3년 정도 근무하면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여러 형태로 있고, 학교마다 명칭이나 요건이 다릅니다. 다만 '근속 몇 년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서 입사하자마자 바로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은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회사에서 학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곳도 있고 아예 없는 곳도 있어서, 이건 회사마다 편차가 큽니다. 나중에 입사할 회사 복지 규정을 직접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교대근무 병행은 솔직히 쉽진 않습니다. 2조 2교대라고 하면 두 개 조가 번갈아 도는 방식이라 야간이 붙는 주가 있는데, 그 주에 수업이 겹치면 체력 소모가 큽니다. 그래도 주말 수업이나 온라인 비중이 높은 과정을 고르면 버티는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자격 쪽은, 설비보전이라고 하면 결국 기계가 멈췄을 때 원인 찾고 되살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전기 기초를 조금이라도 알면 현장에서 확실히 덜 헤맵니다. 지금 학년이면 실기 시간 확보가 되니 하나라도 더 해두시는 게 낫다고 봅니다.
자기소개서 봐달라는 부탁을 몇 년째 받다 보니 답변 남깁니다. 3번 질문에 대한 제 의견은 '둘 다 하되 시기를 나누라'입니다. 2학년 남은 기간은 자격증, 3학년 올라가서 공고 나오기 전 두세 달은 자소서와 면접. 이게 제일 무난합니다. 자소서 얘기를 좀 하면, 제가 본 고등학생 글에서 반복되는 문제 유형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결론이 마지막에 나오는 문장. '저는 어릴 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 아버지가 정비를 하셨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읽는 사람은 세 줄째에 지칩니다. '설비가 멈춘 원인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를 먼저 쓰고 근거를 뒤에 붙이세요. 2. 형용사로 때우는 문장. '성실하게 노력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런 건 정보가 0입니다. 대신 '실습 중 컨베이어 벨트 장력 조정을 맡아 3주간 반복하면서 기준값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이렇게 행동과 숫자를 넣으세요. 숫자는 대단한 게 아니어도 됩니다. 기간, 횟수, 인원수면 충분합니다. 3. 자격증 나열. '컴퓨터활용능력 2급, 기능사 취득'만 쓰면 목록일 뿐입니다. 컴활은 왜 땄는지, 그게 설비 업무에서 어떻게 쓰일 것 같은지 한 줄만 붙여도 다릅니다. 점검 데이터 정리나 이력 관리에 엮으면 자연스럽습니다. 4. 진학 계획을 숨기는 것. 이건 반대로 조심할 부분입니다. 입사하자마자 학교 갈 생각이라는 인상을 주면 좋을 게 없습니다. 재직자 전형은 실제로 많이들 가는 길이지만, 자소서나 면접에서는 '현장에서 실력을 쌓고 싶고 필요하면 회사 제도를 활용해 계속 배우겠다' 정도로 순서를 잡는 게 안전합니다. 서류전형 통과 기준은 회사마다, 해마다 달라서 뭐가 있으면 붙는다는 말은 못 드립니다. 공고 뜨면 우대사항 항목을 그대로 놓고 본인 이력을 하나씩 대조해보세요. 그게 제일 빠릅니다.
반도체 쪽 설비 일 하고 있습니다. 질문 주신 경로가 제가 온 길이랑 비슷해서 적어봅니다. 저도 고졸로 들어와서 몇 년 지나고 재직자 전형으로 2년제 다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은 한데 첫 1년은 학교 생각을 좀 접어두시는 게 낫습니다. 입사 초반엔 배울 게 쏟아집니다. PM이라고 예방정비, 그러니까 장비가 고장나기 전에 주기적으로 뜯어서 부품 교체하고 청소하는 작업인데 이거 손에 익는 데만도 시간이 꽤 갑니다. 여기에 BM, 고장 나고 나서 고치는 사후 정비까지 붙으면 야간에 호출 받고 뛰어가는 날도 있고요. 교대는 회사마다 형태가 달라서 2조 2교대인 곳도 있고 4조 3교대인 곳도 있습니다. 3교대 쪽이 쉬는 날 배치가 나아서 학업 병행엔 낫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람마다 체감이 달라서 단정은 못 하겠습니다. 자격은 설비보전기사 계열이나 산업안전 쪽이 나중에 승진이나 사내 평가에서 쓰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입사에 결정적이냐 하면 그건 회사 공고 우대사항 보셔야 합니다. 저희 쪽은 자격보다 실습 태도랑 교대근무 감당 가능한지를 더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년까지 간다는 게 요즘 흔한 말은 아니지만 이쪽 직무는 경력이 쌓일수록 값이 붙는 편이긴 합니다. 진학은 그 다음에 붙이는 선택지라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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