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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초대졸잡
합격 후기

십이 년 전 고졸로 완성차 조립 들어간 이야기, 그때와 지금

고졸입사12년2026.09.261,497591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은 아닌데, 요즘 완성차 생산직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길래 제 경험을 한 번 풀어 놓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우고, 지금 기준은 또 달라졌으니 그 점은 감안해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공고 전기과 나와서 스무 살에 처음 원서를 넣었습니다. 가진 건 전기기능사 하나, 그리고 졸업하고 일 년 가까이 작은 공장에서 일했던 경력이 전부였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공고가 언제 뜨는지도 선배나 학교 취업 담당 선생님 통해서 겨우 듣는 수준이었고, 자기소개서도 손으로 초안 써서 몇 번 고쳐 쓰고 그랬습니다. 처음 지원은 떨어졌습니다. 서류에서 잘렸습니다. 지금 와서 그 자소서를 다시 보면 왜 떨어졌는지 알 것 같습니다. "성실합니다", "뽑아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말만 가득했습니다. 제가 실습 때 뭘 만졌고, 기능사 준비하면서 배선 작업을 어떤 순서로 익혔는지 같은 건 한 줄도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 년쯤 뒤였습니다. 완성차 쪽 생산직 공채가 매년 꼬박꼬박 열리는 구조가 아니라서, 그 사이에 다른 데서 일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이게 이 바닥에서 제일 답답한 부분인데, 몇 년에 한 번 열린다고 딱 정해진 게 아니라 회사 사정이나 정년 퇴직 인원, 물량에 따라 들쑥날쑥합니다. 제가 겪은 기간만 놓고 봐도 연달아 열린 해도 있었고 몇 해를 건너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몇 년 주기"라고 외우고 기다리기보다는, 언제 뜨든 바로 낼 수 있게 서류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게 맞습니다. 두 번째 지원 때는 자소서를 다르게 썼습니다. 실습장에서 제어반 배선하다가 결선 하나 잘못해서 처음부터 다시 했던 일, 그 뒤로 작업 전에 도면 두 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걸 적었습니다. 인적성은 그때도 있었는데 어려운 문제라기보다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계산 문제는 아는 걸 빨리 푸는 싸움이었고, 성향 검사는 앞뒤 답이 어긋나지 않게 솔직하게 갔습니다. 면접은 여러 명 같이 들어갔습니다. 받은 질문은 세 개 정도 기억납니다. 기능사 실기에서 제일 어려웠던 작업이 뭐였냐, 같은 동작을 하루 내내 반복하는 일인데 견딜 수 있겠냐, 교대 근무가 몸에 맞겠냐. 저는 교대 얘기에서 공장 다닐 때 야간 서 본 경험을 말했습니다. 잠 패턴 맞추는 게 제일 힘들었고 그래서 이러이러하게 했다고요. 꾸며 낸 말보다 실제 해 본 얘기가 낫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합격하고 조립 쪽에서 시작했습니다. 아쉬운 점 두 가지만 적자면, 첫째는 첫 지원 때 기능사 하나 믿고 안일했던 것, 둘째는 들어온 뒤에도 한참 자격증 공부를 손에서 놨던 겁니다. 설비 쪽으로 옮기려면 전기기사 같은 게 있으면 길이 넓어지는데 나이 들어 하려니 더 힘들었습니다. 지원 조건이나 우대 사항은 공고마다 바뀌니 뜰 때 원문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1

  • 기계과복학생2026.09.26

    다름이 아니라 저도 기계과 복학생이라 이런 글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몇 년 주기로 열린다고만 알고 기다렸는데, 미리 서류 만들어 두라는 말씀이 제일 와닿네요. 긴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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